닌타마

마음에 나무가 자란다면

ㅇㄴㅇㄴ 2019. 10. 27. 00:34

 

위로 쭉 뻗어 나가는 덩굴나무같은 게 자란다면.

그 아이에게는 분명 어떤 한 그루는 자라지 못했다.

 

분명 모두에게 똑같은 씨앗들이 공평하게 나누어졌지만,

그 씨앗은 햇빛도 물도 받지 못해서 푸석푸석한 땅에서 비쩍 말라있었다.

 

이후에 소년이 나이를 먹어, 마음 속 다른 덩굴나무들이 쑥쑥 자라나도,

처음부터 제대로 크지 못했던 그 나무는 전혀 자라지 않고 말라 비틀어진 뼈같이 초라했다.

 

그래서

소년이 어떻게 했을 것 같은가?

다른 덩굴나무들의 자리만 차지하는,

자라지도 못하는 그 볼품없는 나무를 잘라버렸을 것 같은가?

 

소년은

다른 덩굴나무들은 몸을 기울여 이파리로 작은 나무를 감쌌다.

그리고 조용히 속삭인 것이다.

그래도 포기하지 말자고.

 

희망은 있다고,

언젠가 태양이 비추고 물로 적셔지는 날이 올 것이라고.

내일 아침에 눈을 뜰지라도

꿈을 꾸자고.

 

그렇게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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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리마루가 웃고 사는게 그렇게 대단해 보일수가 없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