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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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산타는 전학 온 후, 방을 혼자 썼다.
친구들은 오해가 풀린 이후에도 이것저것 모자란 키산타와 즐겁게 어울리는 좋은 아이들이었지만
키산타는 혼자 전학 온 후, 방에서 혼자 잤다.
당시의 키산타에게 물어봤다면 혼자가 아니라고 했을거다.
애지중지하는 항아리 속엔 몇십마리의 민달팽이가 우글거렸고
축축하다느니 징그럽다느니 하는 말 없이 마음껏 방에 풀어놓을 수 있는 넒은 방이
키산타는 참 좋았다.
그리고 킨고가 전학왔다.
같은 또래인데 비해 묘하게 얼굴선이 뚜렷한 아이는 자기 짐과 드물게도 가지고 있는 자기 검을 들고
키산타의 방으로 왔다.
방에 있던 키산타가 우물쭈물 안녕 인사하고 킨고도 말을 받아 안녕 하고 답했다.
너랑 이 방을 같이 쓰는 거지? 라며 킨고가 한걸음, 방에 발을 딛은 순간
키산타는 알았다.
이 방은 넒었다.
그동안 너무 넒었던 것이다.
킨고가 들어오는 순간 모든 것이 딱,
이 네모난 방에 들어맞았다.
킨고는 짐을 내려놓으면서 방을 한바퀴 휘 둘러보는데
역시 항아리가 눈에 띄었다.
그거 뭐야?
...내 민달팽이.
민달.팽이? 내? 너 민달팽이를 키우는거야?!
킨고가 얼굴에 확 드러나도록 꺼림칙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쩐지 방안이 묘하게 눅눅하다고는 생각했다.
그걸 키운다고? 와....
킨고는 고개를 살래살래 저었다.
키산타는 항아리를 가까이 당겨 끌어안았다.
너도 내가 싫어?
킨고는 고개를 들지도 않은 채 대답했다.
네가 왜? 별로인 건 민달팽이야.
어느새 앉아서 짐 꾸러미를 풀고 있었다.
그거 방 안에서 살 수는 있는거야? 풀숲에서 살지 않아?
옷을 꺼내 몇번 털고 붓과 먹도 꺼내 한 켠에 둔다. 그러면서도 킨고는 뭐라뭐라 무슨 얘기를 했지만
키산타는 잘 기억하지 못한다.
그 순간만을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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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메에다 각자가 전학생이라는 것..........킨키의 또 하나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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