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란젓아니고

 

현패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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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는 여름엔 거의 집 밖으로 나오질 못했다. 

여름의 햇살은 높아 집 안은 어둑하고, 모자를 쓰고 아이스크림을 사러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은 한낮에도 그 무섭게 생긴 아저씨는 어울리지도 않게 혹은 너무나 어울리게, 에어컨을 빵빵하게 튼 집에서 한발자국 나가는게 힘들었다.

아주 드물게 열대야가 아닌 한밤중에야 여름이 허용하는 만큼의, 최대한으로 몸을 가린 옷을 입고 가장 가까운  편의점 봉투를 덜렁거리며 걸어가는 걸 두어번 본 적이 있다.

아저씨! 하고 말을 걸면 조금 놀란 듯이 뒤돌아 보고는 대답한다. 이런, 밤나들이니? 과연 한창때 꼬마로구나. 하고.

묘하게 눈웃음을 지으며-눈 밖에 안보이기는 한데- 실실 웃고 있다는 인상이라, 먼저 말을 걸었는데도 퉁명스럽게 대꾸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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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타로의 잣토씨에 대한 호칭은 잣토씨 2할 아저씨 8할.

아저씨라 부르는 건 약간의 애칭같은 느낌도 있다

그런데 잣토씨는 아저씨라고 처음 들었을 때 세월을 크게 느낌ㅠㅠㅠ

위치상 아저씨라는 말을 듣는게 매우 드물었던 터라..................... 다치기 전에는 오빠나 삼촌이었고 다친 후에는 애들이 말을 안 걸음

 

잣토씨는 란타로를 란타로군 5할 꼬마야를 5할

 

잣란일 경우,

란타로가 잣토한테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는 '신고해버릴거야!!!!!'

그럼 잣토씨는 '그래그래' 라고 답한다.

그리고 '와 그러면 너랑 나 사이에 뭔가 진짜 있었다는 얘기가 되는데. 응? 그러니까 신고하는거지. 맞나?' 라고 덧붙인다.

그러면 란타로는 뭐라 겁나 빽빽 소리치는데 무슨 말인지는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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잣란의 매력은 

잣토씨는 너무나 드라마틱한 수상한 아저씬데 란타로는 그야말로 성격도 성적도 평범하고 착한 동네꼬마 a스탈이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잣토씨가 더 관심이 감 성격이나 취향이 특이한 것도 아닌 정말 자기보고 겁내 놀라는 동네꼬마A 인데 놀란 다음엔 바가지로 뭐라고 퍼붓기도 하는 의외성이 있다는거

 

 

잣란에서 란타로는 어릴 때 부터 순한 얼굴로 촌철살인하는 경우가 잦아서 클 수록 더더 빽빽빽빽 뭐라뭐라 잣토씨한테 다다다 쏘아대긴 하는데 진자들이 볼 때 그리 화를 내진 않음

자기들이 보기에도 참 가소로워보여서......쪼끄만게 잣토씨를 앞에 두고 힘내고 있다는 인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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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는 내가 없어도 되고 나도 아저씨가 없어도 괜찮지만, 하지만 그러기 싫어요.... 

 그건 바람직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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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타로는 여름방학 때면, 에어컨이 빵빵하다 못해 추울 지경인 잣토씨네 멘션에 자주 놀러옴 방학숙제거릴 들고.

그림숙제라서 크레파스랑 도화지를 두어장 들고 왔는데 자기가 그리는 걸 가만 보고 있느 잣토씨를 보고 있으면 쑥쓰러워서 잘 못그린다고 도화지 한장 주고 마주 앉아 아저씨도 뭐든 그려보라 그럼.

란타로는 바닥에 엎드려서 그리고 있던 터라 잣토씨는 망설이다가 맞은편에 앉아서 구부정하게 허리를 숙이고 도화지에다 끄적끄적 그림

잣토씨는 란타로가 내민 크레파스를 가만 보다가 왠진 모르겠는데 피사의 사탑을 그리기 시작함 아마 풍경화>외국의 풍경>제일 잘 기억나는거 로 사고가 이어진 듯

그렇게 그리다가 란타로가 잣토씨 그림 보고 '아 그거 알아요 피자의 거탑.' 함. 잣토씨 '피사의 사탑이다' ㅋㅋㅋㅋㅋㅋ

'피자먹고 싶다' '시켜주랴?' '아저씨는요?' '난 그다지.' '그럼 나도 됐어요' '괜찮은데' '혼자 먹는 건 별로에요' 하는 대화가 실없이 이어짐

 

그러다가 시간이 조금 지나자 하도 빵빵한 잣토씨네 에어컨 덕에 란타로가 머리아프다 소리가 나옴

아저씨는 여름에 계속 여기 있으면 머리 아프지 않아요? 바람 쐬러 밖에 나가면 좋은데. 바다같은 곳이나' 하고 란타로가 말함.

잣토씨 에펠탑 주위에 나무들 그리면서 '나는 여름엔 어딜 못 가 ' 하고 대꾸함.

 

"바다도 산도, 못 가."

"왜요?"

"상처가 아파서 말이지. 햇빛을 강하게 쐬는건 힘들어. 그래서 늦봄부터 초가을까지는 거의 외출금지야."

 

란타로가 말이 없어 돌아보니 자기는 그 사이 열심히 자기 그림 색칠하고 있었음.......... 

흐음, 하고 잠깐 보다 자기 도화지로 도로 시선 돌리는데 란타로가 고개도 안돌리고 그대로 색칠하면서 대꾸함. 그럼 밤바다를 보면 되겠네요

"바다는 밤에 가고 산에는 겨울에 가고.......그러면 바다도 산도 갈 수 있고.....그러면 되죠...."

자기 그리는 도중에 말하느라 성의없이 띄엄띄엄 말함.

 

그리고는 자기 그림을 들더니 자, 여름에 못 나가는 건 여기서 해결해봐요 이건 저고, 이건 잣토씨.

하고 그림에 있는 두 사람을 가리킴. 넓은 보리밭에 두 사람이 막 뛰어가고 있는데 척 봐도 란타로랑 잣토씨임. 란타로는 존잘이라 크레파스 그림도 잘그림ㅠㅠㅠ

그림의 주제는 '여름방학 때 하고 싶은 것' 이라고 함.

 

'....하고 싶어도 못하는데?' 라고 말하자

'하고 싶은 거니까 못 할수 도 있지요, 하고 싶은대로 다 되면 키리마루는 벌써 억만장자에요' 하고 답함.

이 때도 란타로는 특별한건 아무것도 없다 는 표정임.

다 당연하다고. 다 그냥 그런거라고.

'그래' 라고 잣토씨 짧게 답함.

 

그리고 이 그림은 반년간 반 뒤쪽 게시판에 걸리고 그 후에는 잣토씨에게 반쯤 강탈당해 잣토씨 집 거실을 장식함. 비싼 액자에 걸려서.

란타로가 초등학교 졸업하고 중고등학생 될 때까지 걸려있었음 그 때마다 란타로는 과거의 연성을 보며 제발 저거 좀 떼면 안되냐고 말하지만 잣토씨 '왜, 아저씨의 추억의 그림이에요.' 하면서 귓등으로 듣고 란타로 놀려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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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ㅣ벌 잣란........잣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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