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린할머니랑 키리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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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리마루가 고학년 때, 오린할머니가 돌아가심.

나이가 꽤 있으신 편이었지만 원체 정정하게 생활해서 다들 

그래도 가까운 시일은 아닐거라고 은연중에 생각하고 있던 차에 일어난 일이었다.

 

요 일년간 요즘 건강이 좀 안 좋은거 같다는 말을 푸념처럼 하긴 하셨지만,

그래서 괜찮으시냐고 신경쓰면 되려 호통이 돌아오는 정도라서 아직은 아니라고 안심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쓰러져서 그대로 돌아가심.

 

할머니의 친인척은 없고, 가까운 이웃들에게 급히 연락받아서 키리마루가 우선 불려왔다.

란타로와 신베가 함께 달려왔다.

할머니는 생전에 이런 일을 대비해서 편지를 적어놨다고 함.

이부자리 밑에서 유언장이 있는 장소가 적혀있는 그 편지가 발견됨.

장례식 절차와 함께, 장례식 날 진짜 유언장을 찾아 읽으라는 말이 적혀있음.

그리고 모든 재산을 키리마루에게 남긴다는 것까지.

읽는 도중 키리마루가 한번 비틀거려서 란타로와 신베가 부축했다.

 

재산을 물려받은 사람이 키리마루니, 선생님들이 도와 키리마루가 상주가 되어 장례식을 (편지에 적힌대로) 조촐하게 치른다.

소식을 들은 아이들도 찾아와 침통하게 고개를 숙이고 몇몇은 훌쩍거림.

그리고 키리마루가 편지에 적힌대로 유언장을 찾는데, 정말 집 안에 교묘하게 숨겨져 있었다.

그 안에는 오린할머니의 현물재산도 함께 들어있었음.

닌자들도 애를 써 찾아낼 만큼 정말 꽁꽁 숨겨져 있었다.

 

아이들 중 한명이 울고 웃으면서 오린할머니 답다, 며 유언장에도 딱 한줄만 적혀있다던가..하고 말한다.

'아껴쓰라' 고 말야...하고 말한다. 키리마루도 주위 사람도 붉어진 눈시울로 피식 웃는다.

 

그리고 키리마루가 묘하게 두툼한 유언장 봉투를 여는데, 그 안에는 긴 편지만 몇장씩, 글자도 빽빽히 적혀있다.

내용은 그동안 키리마루와 주위 사람에게 살아생전 신세를 졌다는 얘기와, 키리마루에게 남긴 재산이 무엇무엇인지에 대해, 그리고 키리마루에게 괴팍한 늙은이 오래 상대한다고 고생이 많았다던가, 여러가지 노인네 떼 쓰는거 들어준다고 고마웠다던가, 그래도 자식복 없이 늘그막에 손자가 생긴 것 같아서 참 좋았다던가, 고마웠다던가, 고마웠다던가.....같은 말들이 적혀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돈이 참 고맙고 무서운 것이다, 그러니 남긴 돈 할머니가 용돈줬다고 생각하지 말고 

네가 늙은이 상대해준 삯으로 받았다 생각하고 꼭 아껴쓰란다.

그렇게 적혀있었다. 몇장씩.

 

키리마루는 그제서야 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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