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가져갈래?
헤이다유가 불쑥 우산을 내밀었다. 단조는 신발을 신다말고 엉거주춤 받아들었다.
보름이라 한 밤이라도 갑자기 내밀어진 긴 물건이 우산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웬거야?
마침 기름종이도 있고, 대살도 있길래 하나 만들었어.
별 것 아니라는 듯이 대답했지만, 펼쳐서 이리저리 보니 장인이 만든 것 못지 않게 꼼꼼하고 튼튼하다.
과아연- 하고 감탄했다는 듯 웃어보였다. 단조는 신발을 마저 신었다. 달은 밝았고 구름은 없었다.
좋네.... 하지만 돌아올 때까지 비가 올 것 같진 않은데.
그럼 달이라도 막던가.
달?
그래. 달은 적이니까.
헤이다유는 웃지 않고 말했다. 단조를 배웅하러 나온 것은 헤이다유 뿐이었다.
단조는 달을 한 번 보고, 우산을 한 번 보고, 헤이다유를 한번 더 봤다.
그렇지, 달은 적이지.
그래. 주의해야지.
맞아. 주의해야지.
단조는 씩 웃었다. 잘 쓰겠다, 고 덧붙이고는 우산을 챙겨 휘적휘적 떠났다.
헤이다유는 그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툇마루에 서서 지켜보았다.
그림자가 점점 멀어지고, 달빛이 닿지 않는 곳까지 가자 어둠이 단조를 삼켰다.
그렇게 완전히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고서야 헤이다유는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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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은 무용, 달은 적 가사가 생각나서.
이런 느낌도 좋다:)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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