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리마루가 3학년 쯤, 겨울방학, 집에서 각자 집안일.

도이선생님은 화로에 장작을 지피고 키리마루는 뒤돌아서 저녁 손질을 하다가.

 

도이 선생님이 문득 물었다.

 

-키리마루, 넌 세상에 복수하고 싶지 않니?

 

키리마루는 뒤를 힐끔 봤다가 도로 고개를 돌리고 말한다.

 

-세상이 나한테 한게 뭐가 있다고요.

 

-어른들이나 세상이 어쨌다 시대가 저쨌다 그러지. 

 사람을 만드는 건 세상이 아니라 옆에 있는 사람이에요. 

 

쳐다보지 않고 말한다.

도이선생님은 키리마루의 뒷모습을 잠시 보다가 장작에 올라온 불을 한 번 더 뒤적이며 그래, 하고 대답한다.

 

 

===

현실적이라는 말이 어울린다는 것보다도 현실적이라는 그 말 자체로 이루어져 있는게 키리마루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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