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키세에게 시계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틱, 틱, 틱 하는 초침소리였다.
처음엔 방의 시계에서 나는 소리인줄 알았다. 하지만 방 밖으로 나와도, 집밖으로 나와도 거리 한복판에서도
아주 잠시만 의식하면 초침소리는 선명하게 들려왔다.
무척이나 신경쓰였지만 허공에서 들리는 소리는 어쩔 수 없었다.
틱 틱 틱
자꾸 시간이 가고 있었다.
자꾸만 가고 있었다.
시계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건 카이죠 고교에 입학해서 처음 농구부에서 자기소개를 한 순간이었다.
정확히는 자기소개가 끝나고 주장이라는 사람에게 한 소리 들은 후였다.
키세는 머리로는 아니라는 걸 알아도 엉뚱하게도, 카사마츠 주장에게 조금 원망하는 마음이 드는건 어쩔 수 없는거라고 생각했다.
'잘했다'
어느 날, 연습게임 후 버저비터를 성공시킨 키세에게 카사마츠가 툭, 하고 키세의 머리를 아주 가볍게 때렸다.
그 순간 키세는 처음으로 찰칵, 하고 시침과 분침이 겹치는 소리를 들었다.
키세는 멍하니 맞은 뒤통수를 문질렀다.
그 후로 초침소리는 시간이 멈추지 않듯 이전처럼 끊이지 않았지만
몇 번이고, 찰칵하는 소리를 들었다.
일 떄문에 연락없이 지각하는 바람에 처음으로 등을 얻어맞았을 때
너도 고생이 많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네가 에이스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같이 시답잖은 얘기를 하다가
어쩌다 시간이 맞아 같이 하교하다가
이 때, 저 때.
눈이 조금 마주쳤을 때..
그리고 시침소리가 12번째 귀에 들리는 순간
키세는 인정했다.
나는 카사마츠 선배한테 반했습니다.
머릿 속에 울리는 12번의 종소리를 끝으로 초침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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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립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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